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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운제(河雲齊) 소고(小考)

정치(政治). 눈치. 염치(廉恥)-

김철중 | 기사입력 2024/09/02 [10:29]

하운제(河雲齊) 소고(小考)

정치(政治). 눈치. 염치(廉恥)-
김철중 | 입력 : 2024/09/02 [10:29]

 1955년 한 농민이 중국 공산당 중앙에 올린 탄원서가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참새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탄원서였다. 그러자 권력자 마오쩌둥이 “12년 안에 전국의 쥐·참새·파리·모기를 소멸시켜야 한다는 담화를 냈다. 전국 곳곳에 있는 인민들이 섬멸군을 꾸려 이른바 인작대전’(人雀大戰)이라는 참새와의 전쟁을 치른다. 각지에서 새총의 명사수들이 나타났고, 1958년에만 참새 21천만 마리가 몰살됐다. 이듬해 중국 천지엔 해충이 들끓었다. 피해가 잇따르자 마오쩌둥은 참새를 복권(復權)’시켰다. 참새사냥을 즐긴 아이들은 10년 뒤 홍위병 완장을 차고 어른들에게 예의 사냥 솜씨를 발휘했다. <중국인 이야기1. 발췌>

 

 

 복권(復權)은 형의 선고로 인해 법령이 정한 바에 의한 자격의 상실 또는 정지된 자를 대통령의 명령으로 그 자격을 다시 회복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면에 의한 복권은 자격을 회복할 뿐이지 형 선고의 효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 특별한 경우 형 선고의 효력을 없앨 수는 있다. 복권은 형의 집행을 종료하지 않은 자나 집행의 면제를 받지 않은 자에 대해서는 행해지지 않는다(헌법 제79, 사면법 제6). 복권에는 일반복권과 특별복권이 있으며 일반복권은 대통령령에 의하고, 특별복권은 대통령의 명으로 한다. 모두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만 한다.

 

 지난 815광복절에 윤석열 정부의 사면복권이 행해졌다. 세간에 이목은 당연히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쏠렸다. 찬성과 반대의 대립 속에 김 전 지사는 복권됐다. 이날 평택지역에 한 유명 정치인도 함께 복권됐다. 5선 의원이며 보수정당의 중책을 두루 맡았던 정치인이다. 그 정치인이 지난 831일 과거 당직자들과 지지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축하 겸 환영식을 가진 모양이다. 상당수 지역 정치인들이 그 행사에 참석했다.

 

 게오르게 A. 쿠르베르타리스(1998)는 자신의 저서 정치사회학에서 권력의 9가지 속성을 제시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인간관계에서 생겨나는 상호작용으로서의 권력

  2) 보상과 처벌을 의미하는 사회적 교환으로서의 권력.

  3) 권력자가 더 많은 공간에서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 및 제약으로서의 권력.

  4) 자율성으로서의 권력

  5) 왕좌, 제사, 십자가 등 상징적인 행동과 물건에서 생겨나는 의례 및 상징으로서의 권력.

  6) 미디어를 통한 아젠다 설정으로 정치적 현실의 구축과 해체를 할 수 있는 권력.

  7) 경제적 지위, 사회적 지위, 정치적 지위 등 타인보다 높은 지위로서의 권력.

  8) 가능성에서 상대를 굴복시키는 잠재적, 의도적 활동으로서의 권력.

  9) 균형적 또는 불균형을 통한 촉진제 또는 방지제로서의 권력.

 

 개인의 권력 지향을 탓할 수는 없다. 인간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론 한 개인의 과도한 권력 지향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겪을 때도 있다. 그래서 돌아서야 할 때를 아는 이에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던가!

 

 정치인은 뗏장을 덮어야 비로소 정치에 꿈을 접는다는 속설이 있다. 그건 아마도 정치인이 갖는 권력과 지위에 대한 미련 때문일 것이다. 쿠르베르타리스가 말한 권력의 속성 중 7번째에 해당한다.

 

 복권이 되었다고 해서 형 선고나 죄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설령 지지자들에게 개인적인 억울함을 호소할 수는 있다. 정치적 탄압이나 표적 수사라고 항변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있었던 사실이 지워지진 않는다. 그에 대한 판단은 지지자나 일부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과 유권자가 하는 것이다.

 

 -하운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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