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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칼럼> 민생안정 자금(기본소득지원금)과 포퓰리즘

-민생회복자금, 국민 1인당 250,000원씩 지급하자.
-물가인상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다.

김철중 | 기사입력 2024/04/23 [09:15]

<정치 칼럼> 민생안정 자금(기본소득지원금)과 포퓰리즘

-민생회복자금, 국민 1인당 250,000원씩 지급하자.
-물가인상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다.
김철중 | 입력 : 2024/04/23 [09:15]

 지난 총선 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약 중 하나로 국민 모두에게 1당 민생안정 자금 250,000원씩을 지급하자고 말해 총선 후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 여당에선 미래세대에게 빚을 물려주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야당 측에선 정부 여당의 경제정책 무능력을 비판하며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포퓰리즘은 대중을 중시하는 정치사상이나 활동을 말한다. 인민이나 대중을 뜻하는 라틴어 포풀루스(Populus)’에서 유래했다. 포퓰리즘은 대중에 대한 호소를 통해 소수의 엘리트만이 아닌 다수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다수의 참여와 지배를 강조한다.

 

 포퓰리즘은 1870년대 러시아의 브나로드(Vnarod) 운동에서 비롯되었다. 브나로드 운동 당시 러시아 급진주의자들은 민중 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중에게 호소했다. 당시의 포퓰리즘은 러시아 급진주의의 정치 이데올로기였고, 청년 귀족들과 학생들이 농민을 주체로 한 사회개혁 사상의 중심이었다.

 

 이후 정치에서 포퓰리즘이란 용어가 사용된 것은 1890년 미국의 인민당(Populist Party)이다.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에 대항하기 위해 탄생한 인민당(Populist Party)은 농민과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제적 합리성을 도외시한 정책을 표방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포퓰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포퓰리즘은 주로 경제정책에서 나타난다. 특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일반대중이나 저소득계층, 중소기업 등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취하는 일련의 경제정책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국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적자예산 운용, 소득 재분배를 위한 명목임금 상승과 가격 및 환율통제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포퓰리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포퓰리즘은 대중을 전면에 내세우고, 대중적 지지만을 우선시한다는 '대중영합주의'로 보는 부정적 시각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된 아르헨티나의 페론 정권이 대중을 위한 선심 정책으로 국가 경제를 파탄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대표는 자신이 얘기한 국민 1당 민생안정 자금 250,000원씩을 지급하자는 건 포퓰리즘이 아니라 국민기본소득이라고 말한다.

 

 기본소득은 국가가 국민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조건 없이, 즉 노동 없이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여기에는 무조건성·보편성·개별성을 담보한다. , 재산의 많고 적음이나 근로소득이 있고 없음과 관계없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기본적인 생활을 충분히 보장하는 수준의 소득을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토머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한 사회가 갖는 가치총합은 그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한다는 데서 시작되었다.

 

 문제는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이다. 국가가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재원을 마련해야 하고, 그 방식은 대부분 세금 인상이다. , 투기 소득에 대한 중과세나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법인세 인상, 토지세 인상 등의 방안이 검토된다.

 

 기본소득의 장점으로는 소득 불균형 해소와 내수 침체 회복, 일자리 증가 등이 있다. 다만, 재원 마련 등의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기존 복지체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와 포퓰리즘이라는 논란이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기본소득이 기존 복지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기본소득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미국 알래스카주의 경우, 석유 수출 수입으로 알래스카 영구 기금을 설립, 1982년부터 6개월 이상 거주한 모든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주 이외에도 기본소득 도입을 실험한 몇몇 사례가 있다. 2008~2009년 아프리카 나미비아 일부 지역과 2011~2012년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 한시적으로 시행되기도 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핀란드가 20171월부터 기본소득 도입 실험을 전 세계 최초로 실시했다. 핀란드 정부는 2017~2018년 실업자 2000명을 대상으로 월 560유로(75만 원)를 제공하는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했다. 핀란드 정부는 2년간 기본소득 도입 실험을 진행한 뒤 20205월 내놓은 최종보고서에서 기본소득이 실업자들의 행복감 증가 등 복지에 끼치는 효과는 분명했으나 고용 촉진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스위스의 경우 2016년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시행하기도 했으나 부결됐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은 포퓰리즘인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한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정책을 여권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본인의 SNS"총선에서 대승한 야당의 25만 원 전 국민 지급과 같은 현금 살포식 포퓰리즘 공약을 맥없이 뒤따라가는 것은 여당으로서 무책임한 일"이라며 "재정을 쓰더라도 물가안정의 단기정책목표를 해치지 않는 한에서 부유층에게까지 같은 액수를 나눠주기보다 어려운 계층을 집중적으로 도와드려야 한다고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해 드리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의 민생회복지원금이 포퓰리즘이라는 것이다.

 

 포퓰리즘은 대중과 엘리트를 동등하게 놓고 정치 및 사회 체제의 변화를 주장하는 정치철학으로 정의된다. 사회에는 부패한 엘리트와 순수한 대중만이 있으며, 후자의 의사를 따라 정치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 일반 대중을 동원하여 권력을 획득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정치 시스템을 말한다.

 

 표는 대중에게서 나온다. 따라서 대중들에게 포퓰리즘 정책은 매혹적일 수밖에 없다. 이 대표의 민생회복지원금 주장은 한시적이고 일회성이기 때문에 기본소득지원과 일치시키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다만, 전 국민에게 지원하자는 점에선, 대중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김철중 기자 weekly56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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