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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市長 사돈은 ‘얼굴마담’?…금곡리 주민들, 시에 정보공개 청구

-사업 적정성 통보 1달, 증축 허가 2달. 초고속 통과
-현 시장 사돈 H씨, 관련 업체 공장장으로 재직
-시 조례상은 불허, 그런데 허가…비선 개입 의혹 쏟아져
-조례에 있는 ‘사전고지’도 지켜지지 않아

김철중 | 기사입력 2024/05/16 [06:42]

(단독) 市長 사돈은 ‘얼굴마담’?…금곡리 주민들, 시에 정보공개 청구

-사업 적정성 통보 1달, 증축 허가 2달. 초고속 통과
-현 시장 사돈 H씨, 관련 업체 공장장으로 재직
-시 조례상은 불허, 그런데 허가…비선 개입 의혹 쏟아져
-조례에 있는 ‘사전고지’도 지켜지지 않아
김철중 | 입력 : 2024/05/16 [06:42]

▲ 평택시청사.    

 

 평택시(시장 정장선)의 자원순환 관련 업체(폐기물 처리업체) 인허가 논란이 점입가경에 빠져들고 있다. 평택시 안중읍 금곡리 소재 폐기물 처리업체인 A기업의 인허가 뒤에 비선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지난 220, 평택시 안중출장소 건축녹지과는 폐기물처리업체인 A기업에 시설 증축을 허가했다. 신청한 지 두 달만이다. 이에 앞서 평택시 자원순환과는 A기업이 제출한 폐기물 처리 사업계획서에 대해 1달 만에 적정 통보를 했다. (관련 기사. 위클리저널e 04.17 기사 조례무용론 나와’) 시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던 기업에 대한 행정조치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평택시의회가 지난 2020116일에 개정한 도시계획조례에 따르면, 자원순환시설(폐기물 처리업)의 경우 주거밀집지역 5호 이상, 도로(도시계획도로 포함)와 하천 반경 1km 내에는 신축과 증축이 엄격히 제한된다.

 

▲ A기업과 도로와의 이격거리. 279m 떨어져 있다. (위성사진 상 거리)    

 A기업의 경우 주거지역과는 504m, 도로와는 279m가 떨어져 있다. 시 조례가 제한한 이격거리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 취재에서 안중출장소 담당 팀장은 평택시 조례를 적용하면 관내에 입지 조건에 부합하는 지역이 거의 없다. 국토계획법을 근거로 판단했기 때문에 본청 도시계획과와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하고, 뒤늦게 당시에 조례는 검토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지난 58일 금곡1리 마을회관에선 주민설명회가 있었다. A기업의 폐기물 사업에 대한 시 차원의 주민설명회였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H씨의 이름을 거론하며 참석 공무원들을 향해 상당히 격앙된 심정을 토로했다. 인허가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들이 H씨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취재 결과, A기업 공장장으로 재직 중인 H씨는 현 평택시장의 사돈으로 확인됐다. H씨는 오랜 기간 관내에서 토목측량설계업체를 운영했던 것으로 세간에 알려졌으며, 경기도 토목측량설계등록업체 현황에 따르면, 1984.12.24일에 경기도에 등록한 ‘00토목설계공사의 대표는 현재까지 H씨로 확인된다.

 

 문제는 2년 전 시장과 사돈 관계를 맺은 H씨가 A기업의 인허가 과정에 관여했냐는 점이다.

 

 H씨는 514일에 있었던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기업에 입사한 지 이제 한 달 됐다라며 그전에 있었던 (A기업의)인허가 과정(사업적정성 통보, 증축 허가)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곡리 이장과 마을 주민들의 주장은 다르다. 마을 주민들은 H씨가 한 달 남짓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마을 주민들을 접촉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취재 과정에서 본지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H씨가 적어도 3월경에는 A기업을 위해 일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327, A기업은 금곡1Y이장 앞으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사업에 적합성을 시로부터 인정받았다며, 마을 주민들의 반대운동에 대해 추후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422, Y이장 명의로 A기업에게 주민들의 반대는 정당한 권리행사라는 내용의 답신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 금곡리 마을 주민들이 도로변에 건 현수막. 성난 민심이 담겨있다.(현장 사진)    

 

 H씨는 인터뷰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보낸 327일 자 내용증명은 본인이 직접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통상적인 기업들의 업무처리 과정을 비추어 볼 때, H씨가 A기업에서 일을 한 것은 적어도 327일 이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언제부터 H씨가 A기업의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H씨가 인터뷰 초반에 말한 입사한 지 한 달 됐다라는 말은 사실이 아님이 확인된다.

 

 인터뷰 중간에 H씨는 오늘(514)이 입사한 지 꼭 45일이 된다라며 그 전부터 마을 주민들과 접촉은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H씨는 난 민원 해결 차원에서 (A기업에)입사한 거다. 솔직히 내가 얼굴마담으로 여기 들어온 거지라고 말했다.

 

 국어사전에서 얼굴마담술집이나 다방 따위에서 그곳을 대표하는 마담이나 어떤 분야나 집단에서 무엇을 대표할 만큼 전형적이거나 특징적인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현대사회에선 부정적인 이미지로 통용된다. H씨가 자칭한 얼굴마담은 후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A기업은 왜 H씨를 얼굴마담으로 고용했고, H씨는 왜 굳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얼굴마담을 자임했냐는 점과 H씨가 A기업의 얼굴마담으로 언제부터, 어디까지 업무를 수행했느냐는 점 역시 의문이 남는다.

 

 취재 과정에서 실제 H씨를 만났던 담당 공무원은 시장님과 사돈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인사권자인 시장 사돈이라는 신분에 대한 부담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곡1Y이장은 시에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A기업의 인허가 과정에 있었던 담당 공무원들의 복명서와 시 조례를 무시한 채 허가가 난 과정 등에 관한 정보공개 청구다. 공개된 정보의 사실확인을 거쳐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적법한 과정을 거쳐 주민들이 요청한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했던 A기업은 2022년 패소 판결을 받았다.

 

  <기사 예고 : 사전고지는 누가부서 간 책임 공방>

 

 김철중 기자 weekly56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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